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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행의 매력은 도시의 화려함이나 스릴 넘치는 액티비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동네 잔디밭에서 한가롭게 풀을 뜨는 캥거루, 해안 도로 나뭇가지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잠든 코알라, 귀여운 몸짓으로 애교를 부리는 앵무새, 먼바다에서 유영하는 고래와 돌고래,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페어리 펭귄, 산란을 위해 해변으로 찾아오는 거복까지! 호주를 여행한다는 것은 호주의 야생동물 덕분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순간의 연속입니다.
캥거루(Kangaroo)
동물원에서도 쉽게 볼 수 있지만, 드넓은 들판을 뛰어다니며 먹이 활동을 하는 야생 상태의 캥거루를 목격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캥거루는 야행성 동물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무렵 초지에서 자주 눈에 띄며, 국립공원에서 캠핑할 경우 목격 확률이 높아집니다. 현재 호주 전역에는 약 2500만 마리의 캥거루가 서식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천적이 없고 번식주기가 빨라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거나 자동차 도로로 뛰어드는 부작용도 자주 발생하여 정부 차원에서 개체 수 관리를 위한 행정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코알라 Koala
귀여운 외모로 사랑받는 코알라는 호주 대륙의 동부 및 남부의 해안 지역과 숲에 주로 서식하는 유대류 동물입니다. 야생에서는 평균 8~10년, 보호구역에서는 12~14년 정도의 수명을 유지합니다. 유칼립투스 잎사귀의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잠을 많이 잔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섬유질만 많고 영양소가 적은 먹이 때문에 활동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루 20시간 이상 수면하거나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입니다. 약 800종의 유칼립투스 중에서 불과 50종류만 골라 먹는 등 입맛까지 까다로워 서식지가 제한적입니다.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야생 상태의 코알라를 목격하기란 어렵습니다.
*신대륙 진화의 비밀, 유대류
유대류는 태반이 불완전하게 발달하여 새끼를 낳은 후에도 약 6개월~1년간 육아낭에 새끼를 키우는 포유류를 지칭합니다. 호주에는 캥거루, 코알라, 왈라비, 웜뱃, 포섬, 태즈메이니아 데빌, 쿼카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유대류가 서식합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포식자가 없었다는 것이 종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왈라비 Wallaby
캥거루와 같은 매크로포드로 분류됩니다. 강력한 뒷다리, 긴 뒷발, 점프할 때 균형을 잡아주는 꼬리가 특징입니다. 캥거루와 흡사한 외모를 갖고 있지만, 몸집이 작고 얼굴이 쥐처럼 생겼습니다.
웜뱃 Wombat
웜뱃은 짤막하지만 강력한 다리와 넓은 어깨로 땅굴을 팔 수 있어 ‘덤불의 불도저’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야행성이기 때문에 동물원에서는 주로 잠에 취한 상태만 볼 수 있습니다. 태즈메이니아에서는 간혹 재빠르게 도망치는 웜뱃의 뒷모습이 목격되기도 합니다.
태즈메이니아 데빌 Tasmania Devil
9kg 정도에 불과하지만 육식성 유대류 중에서는 가장 큰 동물입니다. 태즈메이니아에서만 발견되며 소름 끼치는 듯한 울음소리와 흥분하면 귀에 혈류가 몰려 새빨개지는 특징 때문에 데빌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야생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멸종 위기종입니다.
쿼카 Quokka
웃는 듯한 입 모양과 귀여운 자세를 취한 채 사람과 친근하게 사진을 찍어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서호주의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에 주로 서식합니다.
오리너구리 Platypus & 가시두더지 Echidna
알을 낳고 새끼가 부화하면 젖을 먹여 키우는 단공류 동물(난생 포유류라고도 합니다)은 세계에서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 단 2종류뿐입니다. 모두 호주의 토종 동물로, 넓적한 주둥이와 물갈퀴가 달린 발을 가진 오리너구리는 호주 동부와 태즈메이니아의 민물에 서식하면서 작은 물고기나 가재, 지렁이류를 잡아먹습니다. 가시두더지는 배에 작은 주머니가 있으며, 고슴도치와 흡사한 외형을 가지고 있으나 실제로는 개미핥기에 더 가깝습니다. 땅속에서 생활하면서 개미나 지렁이류를 주식으로 삼습니다.
호주 물개 Fur Seal
전 세계에 서식하는 물개 중 가장 덩치가 크며, 귀가 밖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물개와 구분됩니다. 1800년대 무차별적인 사냥으로 인해 수십만 마리에서 2만 마리까지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보호종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필립 아일랜드에 대규모 서식지가 있어 보트를 타고 가까이 접근해 구경할 수 있습니다.
혹등고래 Humpback Whale
짙푸른 바다에서 호흡하며 유유히 헤엄치는 고래를 목격하는 순간, 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새어 나옵니다. 몸길이가 약 15cm에 달하는 거대한 혹등고래와 남방 고래는 여름에 극지방의 해양에서 먹이 활동을 하다가, 5월과 11월 사이의 겨울에는 호주 연안으로 이동해 짝짓기 하고 새끼를 낳아 계절이 바뀔 무렵 다시 극지방으로 되돌아갑니다.
이 시기에는 각 지역의 어촌 마을에서 고래를 관찰하는 크루즈가 출항하는데, 날씨만 허락한다면 육안으로도 어렵지 않게 고래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해안가 절벽 위에서 고래가 호흡하는 광경을 망원경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고래 시즌이 아닐 때는 돌고래 투어를 선택해 돌고래를 관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바다거북 Sea Turtle
전 세계 7종의 바다거북 중 6종이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지역에 서식합니다. 몽 르포 터틀 센터는 정부에서 관리하는 보호구역으로 동부 해안지대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바다거북 산란처입니다. 매년 11월에서 1월 사이, 커다란 몸집을 가진 바다거북이 해변으로 올라와 알을 낳고, 1월부터 3월까지 부화 과정을 거쳐 새끼 거북이 바다로 돌아가는 장면을 관찰할 수 있다. 바다거북 관찰은 저녁 7시 무렵 시작되는데, 약간 이른 시간 센터에 도착해 박물관을 먼저 관람하고 바다거북을 기다리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관리인이 거북의 위치를 파악하면 해변으로 이동하여 관찰하는데, 야생 환경 특성상 간혹 목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바다거북은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관리인의 통제에 따라야 합니다.
바다악어 Saltwater Crocodile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파충류로, 늪지나 바다에서 서식하며 무려 7m까지 성장합니다. 악어는 호주에서 실제로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공포의 대상입니다. 호주 북부의 열대 지방에는 바다악어를 포함하여, 좁은 코와 바늘 같은 이빨을 가진 민물 악어 서식지도 분포합니다. 해당 지역에 경고문이 붙어있지 않더라도 함부로 수영하거나 물가를 걸어 다니는 행위는 절대 금물입니다.